최근 이탈리아에서 열린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4는 전 세계 60개국 3,000여 개 업체가 참가하고, 150개국에서 24만 8천여 명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 해외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글로벌 뷰티 산업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4와 작년 중국 상하이 뷰티 엑스포(CBE) 2023의 생생한 후기를 바탕으로 글로벌 뷰티 트렌드를 심층 분석해 보겠습니다.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4: 혁신과 지속가능성이 이끄는 미래 뷰티
올해로 55회를 맞이한 코스모프로프 볼로냐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규모의 뷰티 박람회입니다. 2024년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이탈리아 볼로냐 피에라 전시장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혁신’과 ‘지속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뷰티 산업의 핵심 가치로 자리 잡았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주요 트렌드: 놓칠 수 없는 8가지 핵심 동향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4에서 주목받은 주요 트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혁신과 지속가능성의 융합: 친환경 패키징(리필, 재활용, 모노머티리얼), 업사이클링 원료, 탄소 발자국 감소, 물 절약 포뮬러 등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방식이 강조되었습니다. 특히 혁신 기술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 뷰티 테크놀로지의 진화: AI, AR, VR을 활용한 맞춤형 스킨케어, 가상 체험, 빅데이터 기반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논의되었습니다. 개인의 피부 상태를 정밀 분석하고 최적의 제품을 추천하는 기술이 핵심입니다.
- 초개인화 (Hyper-Personalization): 피부 타입, 고민, 유전적 특성, 라이프스타일, 기분까지 고려한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가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소비자의 고유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정교한 솔루션이 중요해졌습니다.
- 웰니스 & 헬시 에이징: 피부 건강을 넘어 정신적, 신체적 건강까지 아우르는 웰빙 개념이 뷰티와 결합했습니다. 스트레스 완화, 수면 개선, 마인드풀 뷰티, 이너뷰티 제품이 각광받았습니다. 특히 ‘언플러그드 뷰티’는 디지털 과부하 해소와 정신 건강을 강조했습니다.
- 클린 뷰티 & 스키니멀리즘: 안전하고 투명한 성분 공개, 유해 성분 배제는 기본입니다. 최소한의 제품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간소화된 스킨케어 루틴(스키니멀리즘)이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다양성 및 포용성 (DE&I): 모든 연령, 성별, 인종, 피부톤을 위한 제품 개발과 브랜드 메시지가 중요해졌습니다. ‘미러, 미러’ 트렌드는 이러한 다양성과 포용성을 반영합니다.
- 성분 중심 소비: 레티놀, 나이아신아마이드, 비타민C, 바쿠치올 등 특정 효능 성분에 대한 소비자 지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효능·저자극 성분 제품 선호도가 증가했습니다. 아누아(Anua)의 ‘나노 레티놀 0.3 나이아신 리뉴잉 세럼’ 수상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 남성 뷰티 시장의 지속 성장: 남성들의 스킨케어, 헤어케어, 바디케어는 물론 색조 제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며 관련 제품군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K-뷰티의 위상과 과제
이번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4에는 코트라(154개사), 아이비타(17개사) 등을 포함해 약 3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참가하여 역대 최대 규모의 국가관을 운영했습니다. 이는 주최국 이탈리아,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로, K-뷰티의 높은 위상을 실감케 했습니다. 혁신적인 제형과 성분, 독창적인 콘셉트, 우수한 가성비, 빠른 트렌드 반영 능력은 글로벌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아누아(Anua)의 ‘나노 레티놀 0.3 나이아신 리뉴잉 세럼’이 코스모프로프 어워즈에서 ‘이노베이션 스킨케어 포뮬러’ 부문을 수상하며 K-뷰티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춘 끊임없는 혁신과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명확해졌습니다.
중국 상하이 뷰티 엑스포(CBE) 2023: 중국 시장의 변화와 기회 (CBE 2024 개최 전 참고)
중국 뷰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중국 상하이 뷰티 엑스포(CBE)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뷰티 박람회 중 하나입니다. 2023년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제27회 CBE는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재개되어 3,200개 이상의 전시업체와 50만 명 이상의 전문 바이어가 참가했습니다. (참고로 CBE 2024는 2024년 5월 22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될 예정입니다.)
CBE 2023 주요 트렌드: 중국 시장의 특징
CBE 2023에서 나타난 중국 뷰티 시장의 주요 트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효능 기반 스킨케어 및 과학적 안티에이징: 소비자들이 브랜드 명성보다 제품의 실제 효과와 과학적 근거를 중시합니다. 레티놀, 프로-자일란, 펩타이드 등 고효능 성분 및 피부 장벽 강화, 민감성 피부 개선 등 특정 효능을 강조한 제품이 인기입니다.
- 클린 뷰티 & 지속가능성: 안전한 성분, 투명한 정보 공개, 친환경 패키징에 대한 관심이 중국 시장에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 뷰티 테크놀로지의 부상: AI 피부 진단, 맞춤형 화장품, 스마트 뷰티 디바이스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제품 및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 내추럴 & 유기농, 중국 전통 의학(TCM) 성분 활용: 천연 유래 및 유기농 인증 제품 선호도가 증가하며, 중국 전통 약초(TCM) 성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남성 뷰티 시장의 성장: 중국 남성들의 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킨케어, 색조, 향수 등 다양한 남성용 제품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 ‘궈차오(国潮)’ 열풍 지속 및 라이징 C-뷰티 브랜드: 중국 전통 문화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궈차오’ 스타일의 자국 브랜드들이 강세입니다. 혁신적인 제품력과 애국 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중국 로컬 브랜드(C-뷰티)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 향수 및 프래그런스 시장의 고급화 및 개인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향수 소비가 증가하며, 니치 향수 및 고급 향수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 공급망 혁신 (OEM/ODM, 원료, 패키징): 원료의 안전성, 패키징의 친환경성, 제조 기술의 혁신 등 뷰티 산업 공급망 전반에 걸친 고도화가 진행 중입니다.
중국 뷰티 시장은 효능과 과학적 근거를 중시하는 이성적인 소비 패턴이 강화되고 있으며,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반영한 ‘궈차오’ 트렌드와 C-뷰티 브랜드의 성장은 주목해야 할 현상입니다. 글로벌 트렌드인 지속가능성, 뷰티테크 등도 중국 시장에서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뷰티 트렌드 종합 결론: 미래를 향한 뷰티 산업의 방향
코스모프로프 볼로냐 2024와 CBE 2023(참고)에서 나타난 트렌드를 종합하면, 글로벌 뷰티 시장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지속가능성은 기본, 윤리적 소비 확산: 친환경 패키징, 클린 성분, 동물실험 반대, 탄소 중립 노력 등 ESG 경영이 산업 전반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과학과 기술 기반의 초개인화: AI,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개인의 고유한 특성과 니즈에 맞춘 정교한 제품과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 웰니스와 뷰티의 경계 확장: 신체적 아름다움을 넘어 정신적 안정, 건강한 라이프스타일까지 포괄하는 ‘홀리스틱 뷰티(Holistic Beauty)’ 접근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 포용성과 다양성 존중: 모든 소비자를 아우를 수 있는 제품 개발과 포용적인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 성분 전문성 및 투명성 요구 증대: 소비자들은 제품 성분에 대해 높은 지식 수준을 갖추고 있으며, 효능이 입증된 안전한 성분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합니다.
- 로컬라이제이션과 글로벌 트렌드의 조화: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제품(예: 중국의 궈차오)이 인기를 얻는 동시에, 글로벌 공통의 메가 트렌드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바탕으로 국내 뷰티 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 개발, 지속가능한 가치 실현,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대한 민첩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해외 뷰티 전시회 참가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을 직접 체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K-뷰티가 세계 시장에서 더욱 빛날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